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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이야기/아무말

엄마

by duru.xuxu 2024. 7. 21.

 

나는 엄마의 세월을 먹고 자라서 그런가, 엄마를 생각할 때마다 슬프다.

어릴 때부터 일을 시작했던 엄마는 자기 삶보다는 자식의 삶을 우선시했고, 자신의 노후보다는 자식의 미래에 투자를 했다. 그래서인지 엄마를 볼 때마다 안타깝다. 내가 엄마의 젊은 시절을 빼앗은 것 같은 느낌이랄까?

 

그래서 내가 더 잘해주고 남은 인생에 돈 걱정 없이 살게 해주고 엄마의 인생을 되돌아 볼 수 있는 시간을 선물해주고 싶다.

난 엄마 덕분에 그런 시간을 보낼 수 있었으니까. 다양한 경험도 하고 좋은 대학도 갈 수 있었고, 내 꿈에 대해 고민해 볼 수 있는 20대를 보낼 수 있었으니까. 30대가 된 지금, 여전히 방황하고 있지만, 엄마는 여전히 자신이 해주지 못한 것에 대해 미안함을 느낀다. 엄마란 도대체 어떤 존재이길래 자식이란 생명체에게 최고를 주지 못함에 미안함을 느낄까?

 

나이가 들수록, 그런 엄마의 마음이 더욱더 잘 느껴져서 슬프다. 엄마의 기대치보다 더 잘 돼서 자랑스러운 딸이 되고 싶다가도, 엄마의 노후를 책임지지 못하는 현실에 맞닿을 때의 초라함을 느낀다. 나를 이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존재가 있다는 건만으로도 든든하다가, 그 존재를 지켜주지 못한 나에게 실망감을 느끼는 게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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