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엄마의 세월을 먹고 자라서 그런가, 엄마를 생각할 때마다 슬프다.
어릴 때부터 일을 시작했던 엄마는 자기 삶보다는 자식의 삶을 우선시했고, 자신의 노후보다는 자식의 미래에 투자를 했다. 그래서인지 엄마를 볼 때마다 안타깝다. 내가 엄마의 젊은 시절을 빼앗은 것 같은 느낌이랄까?
그래서 내가 더 잘해주고 남은 인생에 돈 걱정 없이 살게 해주고 엄마의 인생을 되돌아 볼 수 있는 시간을 선물해주고 싶다.
난 엄마 덕분에 그런 시간을 보낼 수 있었으니까. 다양한 경험도 하고 좋은 대학도 갈 수 있었고, 내 꿈에 대해 고민해 볼 수 있는 20대를 보낼 수 있었으니까. 30대가 된 지금, 여전히 방황하고 있지만, 엄마는 여전히 자신이 해주지 못한 것에 대해 미안함을 느낀다. 엄마란 도대체 어떤 존재이길래 자식이란 생명체에게 최고를 주지 못함에 미안함을 느낄까?
나이가 들수록, 그런 엄마의 마음이 더욱더 잘 느껴져서 슬프다. 엄마의 기대치보다 더 잘 돼서 자랑스러운 딸이 되고 싶다가도, 엄마의 노후를 책임지지 못하는 현실에 맞닿을 때의 초라함을 느낀다. 나를 이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존재가 있다는 건만으로도 든든하다가, 그 존재를 지켜주지 못한 나에게 실망감을 느끼는 게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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